인천 자치경찰위원회 유감

지난 5월 17일,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인천 자치경찰위원회가 출범했다.

자치경찰제도는 2020년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 이후 상대적으로 강화된 경찰권에 대한 통제 방안으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을 분리하고 경찰권을 분리한 제도(국회입법 조사처 2020)이다. 이 제도는 자치경찰이 치안의 보조역할에 머물거나 이중적으로 지역치안사무를 담당하므로써 생길수 있는 혼선 및 비효율의 문제 등 여러 가지 한계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지역의 치안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자치경찰에 대하여 외부에서 견제할 수 있는 장치인 “자치경찰위원회라”는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인천 자치경찰위원회는 생활안전과 교통, 여성청소년, 경비 등 자치경찰 사무에 관한 주요 정책의 심의 및 의결, 자치경찰 사무 감사 및 고충심사, 사무조정 관련 경찰청 협의 등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위원 구성은 지방행정 및 치안행정 전문가,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출신 인권전문가 등 7명으로 구성되었다.

문제는 바로 이 자치경찰 위원회의 성비이다.

「양성평등기본법」 제21조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정책결정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참여하기 위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하고 그래서 제2항에는 모든 위원회를 구성할 때 위촉직 위원의 경우 특정 성별이 위원의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아니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광역시 자치경찰사무와 자치경찰위원회 조직 및 운영에 관한 조례”(이하 「인천자치경찰 조례」)에는 위원의 성비 규정이 빠져 있고 그 결과 5월 17일 발족한 인천 자치경찰위원회 위원 7명 중 6명이 특정성(남성)으로 위임되어 양성평등법의 제21조를 정면으로 위반했다. 상위법인 「경찰법」 제19조 시・도 자치위원회 구성 제2항에는 성비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자치경찰조례」에는 성비규정이 빠져 있다. 인천시의회는 경찰청이 제시한 성비규정을 지키지 않은 표준조례안을 충분한 검토 없이 통과시킨 것이다.

인천시는 조주빈 사건 등 굵직굵직한 여성대상 범죄가 일어나는 지역이고 안전에 대한 인천 여성들의 신뢰는 매우 낮은 편이다. 박남춘시장은 여성친화도시를 선포하였고 각 기초자치단체에서 여성친화도시 승인을 위한 각고의 노력 중이다. 그러나 치안의 자치화가 실현되는 첫 출발을 치안의 전문가는 남성이라는 성차별적 이미지를 안고 시작하게 된 것은 매우 유감이다. 특정 성, 남성들이 중심이 된 위원회로 구성된 것은 여전히 ‘전문가는 남성’이라는 프레임을 유지 강화하는 반여성친화적인,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인천시와 시의회는 특정 성비에 관한 규정과 위원회의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한 조치 등이 포함되도록 「인천자치경찰조례」를 즉시 개정해야 한다.

2021. 5. 25

사단법인 인천여성의전화

보도기사 : http://www.incheonin.com/news/articleView.html?idxno=80115

                https://www.yna.co.kr/view/AKR20210525165800065?input=1179m

                https://www.hani.co.kr/arti/area/yeongnam/997462.html

인터뷰기사 https://youtu.be/Yff6ULPnzd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