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청소년에 대한 강간 협박 및 폭행, 아동학대에 대해 피해자 의사를 감형에 반영한 인천지방법원의 판결을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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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일 신생아 아기의 목에 칼을 겨누거나 변기에 빠뜨리고 아기 엄마를 폭행하며 강간 협박한 19세 남자가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이라는 원심을 깨고 집행유예를 받았다는 뉴스가 전해졌다(“신생아 아들 변기에 넣고 14세 동거녀 협박한 10대 석방 왜?”_헤럴드경제).

기사에 따르면 가해자가 반성하고 있고 아기를 잘 키우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에 더해 이번에도 어김없이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 감형 이유로 제시되었다. 피해자인 아기 엄마는 겨우 14살이다. 인천여성의전화는 이번 판결을 여성에 대한 폭력 및 아동학대를 국가의 이름으로 눈감아 준 사건으로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한다.

온 국민을 분노에 빠뜨린 아동학대 “정인이 사건” 이후 겨우 1년이 지났다.

이번에는 아기의 아빠가 어린 엄마를 강간하기 위해 아기의 목에 칼을 겨누고 학대했다. 신생아인 아기가 변기 속에 빠져 있는 동안 아빠는 14살밖에 안 된 엄마의 얼굴을 열 번 넘게 때렸다. 이유는 피해자가 ‘성관계’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소리를 내면 아기를 죽이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에 맞는 동안에도 숨죽여야 했을 14살 아기 엄마, 믿기 힘들지만 2021년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에서는 가해자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양육을 다짐했고 동거녀가 처별을 원하지 않아서”라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판사는 이런 끔찍한 일을 벌인 가해자가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판사는 아동학대를 하는 아빠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고 보는 근거가 무엇인가? 판사는 단지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이유로 가해자에게 관대한 처분을 내려도 되는 것인가? 그리고 엄연한 강력범죄여서 반의사불벌죄가 아님에도 판사는 피해자에게 가해자를 처벌해도 되는지를 왜 묻는가?

피해자들은 이후 벌어질지 모를 2차 가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기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모른다면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의 성인지 감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알고도 피해자에게 처벌 의사를 묻고 감형에 적용하는 것은 가해자의 강간과 아동학대 죄에 대한 국가의 의도적 감형으로밖에 볼 수 없다.

학대받는 여자와 아동에 대한 보호는 국가의 의무임에도 학대와 폭력을 가정 내 문제로, 사적인 일로 취급하며 수수방관하는 태도에 여성단체들이 문제제기하고 싸워온 지 수십 년이 지났다. 그러나 가장 취약한 곳에서 제일 힘없고 소외된 여성과 아동들이 여전히 희생되고 있다. 피해자에게 가해자 처벌을 원하는지를 묻기 전에 국가가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피해자를 확실하게 보호했어야 했다.

대한민국 사법부는 19살인 남성 가해자에게 아직 채 성인이 되지 않은 시기라며 뉘우칠 기회를 제공할 동안, 아동기를 이제 막 넘은 여성 피해자와 신생아인 아기에게는 자기 목숨을 위협한 가해자를 용서하도록 압박하는 구조적 폭력을 저지른 것이다.

범죄자를 처벌하고 강력히 제재함으로써 사회 질서와 시민의 안녕을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며, 시민이 사법부에 기대하는 역할이다. 피해자가 무엇이라고 말하든, 범죄자는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유아 및 여성 아동 청소년 대상 강력범죄는 어떤 이유로도 절대 용서받지 못한다는 사회적 약속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곳에서 계속해서 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이번 재판 결과는 신생아를 학대하고 여자 청소년에게 성관계 요구를 하며 폭행 협박을 해도 처벌을 피할 길이 있다는 사회적 신호가 되었다. 또한 피해자에게 처벌에 대한 책임을 돌림으로서 국가는 책임을 방기했다. 이에 인천지방법원의 판결에 대하여 강력히 규탄한다.

2021년 11월 3일

사단법인 인천여성의전화